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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 라이너 마리아 릴케 ]
라이너 마리아 릴케
( 1875~1926 )
오스트리아 태생
시인, 소설가
[ 가을의 흔적, 가을날 ]
주여, 때가 왔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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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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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시계 위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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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신의 긴 그림자를 드리우시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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들판에는 바람을 풀어 놓아주소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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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 과실을 영글게 하시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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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 이틀만 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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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국의 햇빛을 베푸시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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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근 포도송이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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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 완전히 무르익게 하시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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짙은 포도주 속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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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해주소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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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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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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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고독한 사람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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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후로도 오래 혼자 남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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밤새워 책을 뒤척이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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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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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낙엽이 떨어져 뒹굴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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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로수길을 이리저리 헤맬것입니다.
10월이 지나갑니다.
아쉬움과 쓸쓸함이 가득합니다.
그럼에도
삶은 계속되어야 하고
다가오는 11월의 시간을
마주하게 됩니다.
쏜살같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
스스로를 성찰하시는
값진 나날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~😊